골프특강/골프이론
라운드 망치는 불길한 징후들
먼동이틀때
2014. 7. 9. 22:18
[방민준의 골프세상] 라운드 망치는 불길한 징후들 본문
지난밤에 철저히 챙긴다고 했는데 골프장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다 보니 양말이나 모자가 없다. 카트를 타고 1번 홀로 이동한 뒤에야 휴대폰이나 지갑을 소지하지 않은 것을 알고 허둥대며 화장실 카운트 등지를 쫓아다니느라 소동을 벌였다. 자동차 키를 갖고 나오라고 직원이 당부했는데도 그냥 나와 다시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이 정도의 실수는 누구나 한 두 번은 경험했을 그야말로 사소한 실수 또는 건망증으로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사소해 보이는 이런 징후들이 원활한 라운드를 방해하는 단서가 된다.
골프 자체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데 코스에 나서면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늘려 있다. 동반자들의 분주한 모습이나 농담, 앞뒤 조의 상례를 벗어난 행동, 변화무쌍한 날씨, 눈을 유혹하는 고혹적인 경치, 샷을 날린 뒤 뒤따르는 실망감이나 지나친 만족감 등은 자신은 깨닫지 못하지만 집중을 방해한다.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의 샷은 필경 미스 샷을 만들어내기 십상이다. 캐디가 열심히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안전하다고 설명했는데도 막상 드라이버를 들고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캐디의 주의사항을 까맣게 잊고 제멋대로 드라이버를 휘둘러 고약한 상황을 자초하기도 한다. 특히 그린에서의 실수 확률은 매우 높다. 볼이 있는 지점과 홀과의 거리를 걸음으로 재고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확인하고 좌우 볼이 꺾이는 것까지 캐디에게 확인해놓고도 정작 퍼팅을 할 때 하얗게 있고 다시 묻거나 아무 생각 없이 스트로크를 해버리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여기에 그늘집에서 가벼운 음주를 하고 나면 집중도가 더욱 떨어져 미스 샷을 날릴 확률은 높아진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우리 근육은 운동모드에서 휴식모드로 전환되어 엔진이 식은 상태다. 엔진이 워밍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속할 수 없듯, 우리 몸도 워밍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운동모드로 돌아갈 수 없다. 여기에 음주까지 했으니 집중도도 떨어지고 몸도 제대로 말을 안들을 것은 물으나 마나다.필드에서 울리는 휴대폰의 벨 소리는 쥐약이다. 벨 소리 자체만으로도 집중도를 떨어뜨리는데 통화 내용이 심상치 않으면 금방 평정심을 잃고 난조에 빠지고 만다.
모처럼 필드에 나가 즐겁고 만족스런 라운드를 바란다면 혹시 집중도를 의심케 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골프한국www.golfhankook.com/뉴스팀news@golfhankook.com